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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행정상식

선거공보 발송 노가다, 이대로 괜찮은가?

by planner_l 2023.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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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연합뉴스에서 보도한 공보 작업 관련한 기사에 게재된 사진입니다. 몇 년도 기사인 것 같으신가요. 2010년도 사진입니다. 2010년도에도 앞의 글에서 설명한 방법 그대로 공보물 발송 작업을 하였고, 지금도 같은 방법으로 합니다.
굳이 꼭 지류로 출력하는 방식을 고집해야 한다면, 각 후보들이 출력물을 제출하는 것이 아니라 파일로 제출하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이것들을 엮어서 잡지처럼 한 권으로 만들면 어떨까요? 한 업체에서 다 할 순 없으니 인쇄 업체에서 골고루 나눠서 제작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럼 투표안내문과 함께 봉투에 넣는 작업만 하여 발송하면 됩니다. 이렇게만 해도 인력과 시간과 공간의 낭비가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그리고 선거공보를 보는 사람도 훨씬 편할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안 하는 걸까요.
 

2. 선거 후 남는 건 누군가의 영광과 누군가의 쓰레기

공보작업을 위한 인력과 공간, 시간의 낭비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선거공보는 선거가 끝난 후 쓰레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022년 제8회 지방선거에서 제작된 선거공보는 총 5억 8천만 부로, 여의도 면적의 10배(29㎢)이자 지구를 3바퀴 돌 수 있는 길이(156,460㎞)였다고 합니다. 게다가 공보뿐 아니라 벽보, 각종 현수막까지 생각하면 선거로 인한 쓰레기가 얼마나 나오는지 상상하기조차 어렵습니다.
관련 기사  ☞ http://www.sisam2580.com/news/articleView.html?idxno=237124
 

3. 투표안내문에는 세대원 모두의 이름이 있다

또한 투표안내문에 생년월일 등의 정보는 없다 하더라도, 세대원 모두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는데, 오발송 또는 누가 작정을 하고 이 공보를 가져간다면 우리집에 같이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름이 누군가에게 고스란히 제공되어 버립니다.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고 개인정보가 범죄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는 요즘, 과한 정보가 실린 우편물을 굳이 발송해야 하는지 의문이 듭니다.
 

4, 공보 및 투표안내문 수령 방법을 선택할 수 있게 해주면 어떨까

저는 우편발송을 원하지 않는 분은 사전에 신청하는 방식으로 개선을 하면 어떨지 제안해 봅니다. 투표안내문과 선거공보를 확인, 수령하는 방법을 사전에 중앙선거관리홈페이지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인터넷 자체가 어려우신 분들도 있기 때문에, 무조건 사전 신청하도록 하는 건 형평성에 맞지 않는 듯합니다. 난 집에 쓰레기가 생기는 것도 싫고, 세대원 이름이 전부 나오는 우편물이 분실될 걱정도 있으니 이메일로 보내 달라, 혹은 난 아예 안 받고 투표안내문과 선거공보 모두 인터넷으로 내가 확인하겠다. 이런 분들은 사전에 신청을 하여 우편발송 세대에서 제외하는 것입니다.
 

5. 컴퓨터는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거..

그걸 언제 다 확인하고 있어,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신청 기간을 두어 희망자가 신청하도록 하고, 그 결과를 투표안내문 출력하는 시스템에 업로드하여 반영할 수 있도록 하면, 손쉽게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IT 국가, 선진국이라면서요. 이 정도는 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거소투표신고를 하면 그 사람들이 선거인 명부에 '거소투표신고자'라고 찍히거나, 사전투표를 한 분들도 선거인 명부에 '사전투표'라고 찍히는 걸 보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한 전산 작업이 선거인명부를 관리하는 시스템에 반영되도록 하는 게 가능하다고 충분히 유추가 가능합니다. 기술은 되는데 개선의 의지가 없어서 안 하는 건지, 우리가 모르는 어떤 정치적 이해가 있어 못하는 건지 알 순 없습니다. (선거철이 호황기일 인쇄 관련 업체에 타격이 클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듭니다.) 어쩌면 정말 기술이 안돼서 못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공보 발송 작업 자체가 가지는 비효율성은 둘째 치고라도 상상 이상의 규모로 쓰레기를 생산하는 선거 공보, 개선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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