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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덟은 진행 중

by planner_l 2024.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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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열여덟은 어땠더라.

 

고1때 처음 만난 영어선생님을 심하게 짝사랑해서 사랑의 열병에 시달렸다.

어떻게든그 선생님하고 말 한마디 더 나눠보려고 기를 쓰고 영어공부를 했던 기억이 난다. 

 

친구들과 사이가 별로 좋지 않았다. 

그때의 나는 친구들과 잘 지내는 법을 몰랐고 알고 싶어하지도 않았다. 

내 머릿속에는 나하고 선생님, 그리고 공부를 잘하고 싶은 마음만 가득 차 있었다. 

 

그리 화목한 집은 아니었지만

아버지는 책임감이 있으셨고 어머니는 나에게 관심이 있었다.

 

공부하는 동안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스펙을 쌓진 못했지만

공부한다는 나를 방해하는 사람도 없었고

방해될 상황도 없었다.

 

그럼에도 나는 감사할 줄 모르고 

끊임 없이 불평을 했다. 

 

 

 

 

 

여기, 남들이 절망적이라 생각하는 상황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미래를 묵묵히 살아가는 열여덟 살의 아이들이 있다. 

 

이 사회에서 가정에서 당연히 보호 받고 사랑 받으며 자라야 마땅하거늘

본인이 가족을 부양하고 돌본다. 

 

TV에서는 사랑만 받고 자라 버릇없는 아이들이 나오고

알파세대 어쩌고 하며 당당하게 자기 할말 하는 조금은 예전과 다른 세대로 비춰진다. 

 

무책임한 행동으로 자신의 인생을 망치는 어른들은 말릴 수도 없고 자기가 책임지면 될 일이지만

아이들이 자신의 행동의 결과가 아닌 주어진 상황 자체가 힘들다면 어찌해야 하는가.

심지어 어른들이 아이에게 부양.돌봄의 의무를 전가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경우에는 어찌해야 하는가.

 

그 동안 전혀 관심이 없어서 몰랐다.

영케어러에 대해서 말하는 이 시집을 읽는 내내 눈가가 뜨겁고 부끄러웠다.

 

버킷리스트에  한 가지를 더 추가해야겠다. 

언젠가 자립준비청년이나 청소년과 결연을 맺어 후원해주고 싶다. 

어쨌든 내 편이 많다는 건 좋은 거니까.

 

나도 누군가의 든든한 편이 되어주고 싶다.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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